영주 (부석사. 소수서원, 선비촌, 풍기온천)

휴가동안 다녀온 영주에 대해 간단히 남겨볼까 한다.

예전부터 아름다운 절로 유명했던 부석사. 꼭 한번 가보고 싶었으나 좀처럼 실천하지 못하다가, 휴가를 맞이하여 부지런을 좀 떨면서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출발하기로 한 날 아침에도 예정보다 3시간 늦게 일어나서 여행을 포기할까 한참 고민함 ㅎㅎ;;) 부석사를 가기위해 거쳐야하는 도시 영주는 부석사 뿐만 아니라 소수서원, 선비촌, 풍기온천, 소백산 등 둘러볼만한 곳이 아주 많다.

영주까지는 고속버스를 이용했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수시로 버스가 있다. 영주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2시간 40분정도 걸린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부석사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야한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20미터쯤 가서 길을 건너 삼거리 위쪽으로 걸어가면 '영주반점'이라는 곳이 있고, 그 앞 정거장에서 부석사행 버스를 타도록 한다. 버스비는 2600원(?). 영주반점 오른쪽 수퍼마켓 창에 버스시간표가 붙어있으니 참고한다. 버스번호는 27번 (23번이었나? ;;). 부석사는 종점. 약 40분걸린다. 영주시민들은 아주 친절하니 모를경우 여쭤보도록 한다 ^^

부석사에 도착해서 우선 숙소를 잡았다. 부석사 아래 여러민박집들이 있다. 겨울철이라 인적이 많지 않아 과연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인가 싶지만 문을 두들기고 들어가면 친절히 맞아주신다. ^^ 나는 가장 유명한 평화민박에 묵었다. 그 많은 방에 내가 묵는 방 하나만 차더라. 하루에 25000원. 방에 처음 들어가면 무척이나 춥지만 등어리가 뜨끈할 정도로 난방을 넣어주시니 걱정말자 ^^ 뜨거운 물도 잘나온다.

식당도 꽤 많아서 산채정식 (7000원)을 먹고 부석사로 올라갔다. 가는 길은 완만한 언덕이라 기분좋을 정도의 운동이 된다. 부석사 매표소에는 정말 인상 좋으신 할아버지께서 표를 주고 계신다. 날보고 '고등학생이에요, 대학생이에요?' 물으셔서 호감도가 배로 상승했다. ^^ 성인의 입장료는 1200원.

매표소를 지나 슬슬 올라가면 부석사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절 중 하나이고 여러 건물이 있으니 미리 부석사에 관한 책을 사서 읽고가면 도움이 된다. 신라시대에 지어진 절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건물 중 두번째로 오래된 무량수전이 특히 유명하다. 한국 전통 건축의 멋과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 바로 부석사라고 책에 씌여있군 ^^. 구릉에 지어져 있어서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갈 수록 공간의 위계가 높아지도록 배치되어있고, 안양루와 무량수전에 이르러서 바라보는 소백산의 전경은 무척 아름다워서 한참을 머무르게 된다. 나는 도착한 날 오후 늦게 부석사에 올라갔었고, 그날 밤 책을 읽으며 공부를 좀 하고, 다음날 오전 다시 올라가서 정취를 감상하였다.

첫날밤은 부석사를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좀 자다가 어슬렁나가서 밥을 먹었다. 점심과 매뉴를 좀 다르게 하여 산채비빔밥을 먹었는데 역시 청국장이 딸려나온다. 맥주한병을 함께 시키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첫잔도 따라주시고 함께 딸려나오는 반찬은 부족하지 않은지, 밥은 충분한지, 커피는 마셨는지 재차 확인해주신다. ^^ 밥을 먹고 나오자 주위는 온통 컴컴하다. 공터를 휘휘돌면서 산책을 좀 하다가 추워서 방에 들어왔다. 부석사 책도 좀 읽고, 무지하게 재밌는 일만시간동안의 남미 시즌 투도 좀 읽다보니 어느새 열두시가 넘어있다. 뜨끈한 바닥에 등을 비비며 단잠에 빠져들었다. .

둘째날. 등을 지지는 뜨끈한 방이 너무 좋아서 늦게까지 부비적댄 탓에 일정이 좀 빠듯해져서 부석사에서 식사를 미처 하지 못하고 소수서원에 도착하여 밥먼저 먹으려니까 소수서원 주위엔 갈만한 음식점이 거의 없어보인다. 매표소 아저씨께 (역시 무척 친절하시다) '저 밖에 있는 음식점은 영업안하나요...' 여쭤보니 그 음식점은 영업하지 않지만 선비촌 내에 밥을 파는 곳들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정다운 사투리로 일러주셨다 ^^. 소수서원, 서원박물관, 선비촌까지 통합하여 입장료가 3000원이다.

부석사를 구경하고 소수서원과 선비촌으로 향하였다. 부석사에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버스는 (아마도) 모두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들르는 것 같다. (소수서원과 선비촌은 바로 옆에 있다.) 민박집과 음식점 곳곳에 버스시간표가 붙어있다. 약 한시간에 한대정도가 있으며 소수서원까지는 약 30~40분정도 소요된다. 버스비는 1500원정도였다.

소수서원: 조선 중종 38년(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워 서원의 효시이자 최초의 사액서원이 된 이 서원은 수많은 명현거유 배출은 물론 학문탐구의 소중한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 (영주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

소수서원에 들어가니 울창한 소나무 숲이 상쾌하다. 소수서원은 그리 넓지 않은데, 배가 너무 고파서 좀 대충 보았다. 그냥 '조상들이 이런 곳에서 공부했구나. 이런 곳에서 묵으면서 공부했나보군.'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서원을 둘러싸고 작은 물줄기도 흐르고 있어서 공부하기에 좋은 곳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수서원을 지나 선비촌에 이르르니 역시 밥과 차를 파는 곳들이 몇몇 곳 있다. 어디로 들어갈까...하다가 관리소직원들이 몇몇 들어가는 곳으로 따라 들어가니 적당한 한옥집에 식당이 차려져있다. 겨울철이라 비닐하우스로 개조해놓은 마당에 있는 마루에서 식사를 하였다. 주인이 추천해준 장국은 뜨끈하고 맛있었다. 몇가지 딸려나오는 반찬들도 역시 정갈하고. 밥이 좀 더 먹고 싶어 '한공기 더 주세요' 하니까 주인아주머니가 '닭죽좀 드셔보실라우?'하며 한공기나 퍼주신다. 아 따끈한 닭죽이 어찌나 맛있던지 ^^ 어디서나 내가 그렇듯, 반찬까지 싹싹 비우고 숭늉으로 입가심을 하고, 난로 옆에서 나른함을 좀 즐기다가 선비촌 구경을 나섰다.

선비촌: 유교문화 발상의 중심지로서 옛 선비정신을 계승하고, 선현들의 학문 탐구와 전통생활 모습의 재현을 통하여 관광자원화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광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며, 우리 전통적 고유사상과 생활상의 체험 교육장으로 활용하고자 함. (약시 영주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

선비촌은 문을 연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했고, 문화재도 아니어서 별다른 기대를 안했건만....예상밖으로 굉장히 볼 만한 것이 많은 아주 멋진 곳이었다! 전통가옥인 초가, 기와들을 몇 채 복원해 놓았는데, 대충 이런 곳이었다...하는 식으로 만들어놓은 것이 아니라, 집 한채한채 마당과 담, 장독, 개집^^, 김치묻는 곳까지 세세히 복원시켜 놓은 곳이었다. 집들도 같은 기와집이라 하더라도 각각 구조와 특징이 달라서, 아. 우리 조상이 이런 집에서 이렇게 살았구나.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느끼며 구경할 수 있었다. 어려서 가곤 했던 전주의 친가, 외가같은 기와집과 모두 동일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더라....웅장하기도 하고, 과학적이기도 하고. 한곳한곳 이구석저구석 둘러볼만한 곳이 많았다. 선비촌에서는 기와마다 한두개의 방을 숙박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저렴한 값에 내주기도 하니 한번쯤 묵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단, 외양간이나 방안에는 확실한 과거생활 재현을 위해 사람인형과 소인형등이 비치되어있으니, 둘러보다가 갑자기 소가 나타나거나 해도 놀라지 말도록 하자. ^^

선비촌에 좀 더 머무르고 싶었으나 또다른 여정인 '풍기온천'을 위해 발걸음을 뗀다. 풍기온천으로 가기 위해서는, 내렸던 정거장에서 가던 방향으로 버스를 타고 풍기까지 가야한다. 풍기에서 풍기온천까지는 버스가 있는데, 풍기역에서 죽 내려온 삼거리에서 길을 건너지 말고, 10미터쯤 가면 있는 버스정거장에서 풍기온천행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비는 1000원 남짓이고 20~30분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버스가 한시간에 한대정도 있는데, 나는 시간이 빠듯하여 택시를 탔다. 택시는 풍기역 앞에서 대기중인 것을 타면되고, 풍기온천까지는 6000원 정액으로 간다. 10~15분이면 도착. 온천앞 버스 정거장에서 풍기역 혹은 영주까지 가는 버스가 출발하니 온천 들어가기 전에 미리 버스시간표를 확인하도록 하자.

풍기온천은, 소백산자락에 있는, 유황성분을 함유한 온천수로 아주아주 유명한 곳이다. 시설은 특별할 것은 없고 그냥 동네 사우나처럼 평범하고 고즈넉하다. ^^ 6000원. 평일낮인데도 어르신, 등산을 마친 분들등으로 바글바글하다. 유명한 온천이라 역시 사람이 많은가보다...하고 들어가보니 사물함도 굉장히 많다!

유황물이라 그런지 조금 미끄러운데, 몸에 좋은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아주 좋다. 샤워를 하고나서 온탕, 열탕, 사우나등을 번갈아가며 들어갔다. 사람들이 많았는데 모두 좋은 물에 목욕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느긋하고 행복해보여서 좋다. 목욕을 즐기고 있는데, 단체로 청소년들이 20명남짓 들어왔는데 가만보니 정신지체아들인 것 같다. 그래. 누구나 즐거운 온천을 즐겨야지! 선생님들이 학생들 챙기랴 애를 많이 쓰신다. 나는 사우나를 하고 다음날 있을 북극곰 수영대회에 대비하여 냉탕에 잠시 들어가보았는데 흠...20도가 좀 넘는 물인데도 많이 차갑다! 북극곰 수영대회가 걱정되기 시작한다 ㅎㅎ;;

한시간 남짓 온천을 즐기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온천을 나섰다. 시간맞춰 도착한 버스를 타고 다음 행선지인 김천으로 가기위해 영주역으로 향한다!



영주는 기대이상으로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은 곳이었다. 부석사, 선비촌, 풍기온천.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언제고 다시 찾아와봐야지. 다음에 오면 소백산등산도 해봐야지...하는 마음을 갖고 이 작은 마을을 떠난다.



무량수전 앞마당의 누각, 안양루.

안양루에 선다면 소백산 봉우리가 펼쳐질 것이다.

석등

무량수전

스님과 무량수전

부석사에서 바라본.

늦은 식사.

선비촌

풍기온천

by 피쯔 | 2008/01/27 23:42 | 컬쳐클럽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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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여행자 at 2008/01/28 00:14
뭐야! 전혀 간단히가 아니잖아ㅋㅋ/
맥주병 보고.. 한참을 웃었다는 ㅋㅋㅋ
Commented by 피쯔 at 2008/01/28 00:16
여행자/ ㅎㅎ 누군가 영주여행을 계획하는 사람한테 도움이 될까 해서 좀 늘어놓았지요.
Commented by at 2008/02/26 03:33
부석사에 당일치기로 가려고하는데 정확한 시간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피쯔 at 2008/02/26 22:40
황/ 앗 감사합니다 ^^ 사실 저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블로그의 포스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지라, 다른 분께도 좀 더 도움을 드리고 싶어 이 글을 썼었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기쁩니다. ^^ 의미있는 여행 되시길...
Commented by at 2008/05/03 09:20
와~ 제가 가려고 하는 곳이랑 코스가 같고 역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복받으실꺼예요~~
이제 곧 출발인데 덕분에 잘 다녀오겠습니다^^ 즐거운 여행이 될것 같아요~
Commented by 피쯔 at 2008/05/03 12:36
실/ 하하 원래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했던 포스팅인걸요. 참고가 되셨다니 기쁠 따름입니다.
지금의 영주는 겨울때보다 더욱 아름답고 풍성할 것 같군요.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
Commented by 라오니스 at 2008/11/05 21:13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가기 위해 준비중인 방랑자입니다.
님의 글이 저의 궁금증을 말끔히 해결해 줍니다.
덕분에 좋은 여행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ㅎㅎ
Commented by 피쯔 at 2008/11/06 11:33
후후 도움이 되셨다니 매우 기쁩니다. 정확하지 않으면 어쩌지..;;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가네요. 틈나면 국내여행도 자주 해야지..했는데 결국 가지도 못했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Commented by 따노 at 2009/10/31 00:49

영주 쪽에 여행가려고 준비중이었는데,
우연히 검색하다가 들어왔습니다.
자세하게 적어주신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피쯔 at 2009/11/15 13:36
좀 지난건데 얼마나 정확할지 모르겠네요 ^^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또 가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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